생일이다
서른 셋..
서른 세 해를 보내는 지금
나의 손엔 한 아이가 있다.

매일 매일
이 아이의 손은
나를 찾는다.


얼마전엔 거울 속의
흰머리가 자꾸 눈에 띄어서
머리 가름마를 바꿨다.

서른 세 해를 내 몸으로 내 가슴으로
맞이한다.
어릴 적 살던 동네를
얼마전에 갔다.
초등학교시절을 보낸 신림동
중고등학교시절을 보낸 목동아파트...
골목들만이 죽은 짐승의 남은 뼈처럼
그 흔적을 느낄 수 있게 해줄 뿐
세월이 너무 많이 지나버렸음을 느끼게 해줬다.

인생의 가장 중간을 지나고 있는 이 순간이다..
내 한 손을 꼭 줘고있는 이 아이는
지금껏 살아온 나의 열매이다.

더 깨어있고싶다.
물 속에서 한없이 자유로운 거북처럼..
내 정신과 영혼이 자유롭고 싶다..